여덟번째 진료
해가 바뀐 1월 5일
이 날은 정밀 초음파와 심장 초음파 입체 초음파 그리고 임당검사를 하기로 했다
초음파실의 사정으로 기존 스케줄보다 2주 정도 앞당겨서 하게 됐다
일단 임당 검사는 설탕물을 먹고 한시간 후에 채혈을 했다
그 설탕물은 음... 뭔가 꾸덕한.. 아주 진한 망고쥬스와 같은 느낌에(느낌만!!) 달지만 달지않은 인위적으로 단 맛을 만들어 낸 개인적으로 거북한 단맛이었다 ㅠㅠ
먹을만 하다거나 맛있다는 산모들 보고 겁없이 먹었는데.. 겁없이 먹은 게 다행이긴 한데..
나에겐 그닥.. 다음 임신때에도 먹어야 한다는 게 썩 달갑지 않은 설탕물이었다
이 날은 심장이랑 정밀 초음파여서 아기의 모습보다는 혈액 공급이 원활한지 내장은 잘 형성 되고 있는지 심장박동에는 이상이 없는지 뭐 그런 걸 보는 거였다
요렇게 또 기차화통같은 심장소리를 체크하고 난 이 날 입체초음파 비용을 환불 받았다... 11만원 가량이었는데.. 내 배 안쪽 그러니까 내 내장이 있는 방향에 딱 붙어서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더랬다.. 나도 그 외계인스럽지만 반갑고 놀라운 입체초음파 사진을 갖고 싶었는데.. 하지만 환불 받을 때의 기분은 어쩐지 괜히 개이득 -놓쳤던 일기 니프티 검사라고 채혈을 해서 하는 검사도 있다는데 (그때 당시 검색상의 가격은 양수던 채혈이던 100만원 가량이었다) 니프티 검사는 뭐 내 혈액과 신상을 동남아 어디로 보낸다고 읽었던 것 같다 완전 찝찝하게!! 아무튼 내원을 했을 때 선생님은 당연히 수치가 좋지 않으니 양수검사를 권하셨고.. 나는 양수검사를 거부했다 그래서 나는 98%의 확률을 위해 2%의 위험을 안고 싶지 않다고 말씀드렸고 결국 양수검사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더랬다 아마 나는 앞으로도 내 나이 때문에 혹은 어떤 확률 때문에 또 양수검사에 대한 권고를 받아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
대망의 입체초음파!!
우리 햇님이.. 사진 찍는 걸 어찌나 온몸으로 거부하시던지..
사실 입체뿐 아니라 정밀 초음파때도 애를 먹긴 했다
정밀 초음파때도 아기가 잘 안 보이니 단 거 먹고 좀 걷다 오라고 한 번 쫒겨났다가 다시 들어가서 찍고.. 입체 초음파 때도 한 번 쫒겨나고...
그래서 결국 나에겐 햇님이의 입체초음파 사진은 없다
이 날의 진료비는 기존에 결제 해놓은 금액이 있어 진찰료만 내고 땡
오늘 갑자기 생각 난 건데
나는 햇님이 1차 기형아 검사 때 수치가 좋지 않았었다
검사 결과지를 받고 나는 마치 이미 나쁜 일이 생긴 것처럼 펑펑 울어 제꼈더랬다 그리고 울며불며 미친듯이 인터넷 검색을 했고 찾아보니
양수검사의 정확도는 98%이고 양수검사로 인해 유산이 진행될 가능성은 2%라고 하더라
아이가 안 좋다 라는 말을 입에 담는 것도 무서워서 나는 어떤 상황이 와도 다른 선택을 할 생각이 없는데 그래도 양수검사를 해야 하느냐 물었고 선생님은 다른 선택을 하지 않더라도 미리 알고 대처를 해서 아이를 받아들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가 있다고 하셨다
감사하게도 햇님이는 많은 우려들을 무시하고 건강하게 다른 아이들보다 크게 태어났다
하지만 이건 순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고 병원에선 권장하지 않는 의견이며 누구에게도 굳이 권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