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부터 첫돌

열다섯번째 진료 ☆출산Ⅰ☆

Shymom 2018. 1. 26. 03:36

다음날 아침
9시가 좀 넘은 시간에 선생님은 다시 수술을 말씀하셨고 그럼 일단 알겠다 수술합시다 하고는 급박하게 양가 부모님께 전화를 돌렸다 우리 부모님 오시고 시어머니 오시고

수술실이 비는 이때에 수술을 해야 한다며 어마무시한 속도로 면도와 소변줄과 모자 씌우기와 링거 바늘 꽂아놓기가 진행됐다

이런 것들을 진행할 때 우리오빠 뭔가 불그레 해 진다 싶더니 울기 시작함;;; 아니 사실 나도.. 수술이라는 게 쉽나? 만만하나?
무서웠다!!!

그러나 저런 오빠를 보면서 같이 무서워하고 더 울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난.. 해맑게 웃으며
울지 마~ 괜찮아~ 가따올께~
뭐 이런..

암튼 난 수술실에 들어갔고 엄청 분주한 가운데에 마취는커녕 마스크 구경도 못했는데 이미 소독약이 배에 처덕처덕 발라지고 있었다

그때의 공포는 정말 어마어마했다
스댕 베드는 차갑지 수술실이라 춥지 소독약은 차갑지
그래서 더 춥지 거기다..

왜 저렇게 급하게 소독약을 바르지? 마취하기 전에 배를 가르는 건가? 별의별 멍청한 생각이 다 들면서 엄청 공포스러운 시간이었다

마취 시작할께요 라는 말없이 마스크가 씌워졌고 졸려오는데
그때 당시 난 이게 내가 졸려서 자는 거면 배를 째면 겁나 아프고 깨겠지? 라는 또 멍청한 생각과 함께 이게 마취인지 아님 내가 졸린 건지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별 황당한 생각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래서 내가
"저 졸린 거 맞아요?" 
하니 마취과장님이라고 불리던 여선생님이
마스크를 벗겨 주시면서 "네?" 하시길래
"아니;; 저 졸린 거 맞아요?" 했더니 쿨하게 "네 맞아요~" 하면서 마스크를 씌우셨드랬다
그렇게 난 잠이 들고 약 15분가량 동안 제왕절개의 과정이 지나가고 회복실로 옮겨졌고 내가 수술하고 회복실에 있는 사이 오빠는 햇님이를 먼저 봤다고 하더라

 
나는 하반신 마취가 아니라 전신마취였기 때문에 애를 먼저 안아보진 못했었다

회복실에 옮기면서부터 마취가 어설프게 깨기 시작했는데 그때 내가 눈뜨자마자 한 얘기는
"아 추운데? 아 추운데.. 나 너무 추운데.. 아 추운데.."
이 말만 5만 번은 한 듯 베드가 이동할 때 진짜 추웠고 자리를 잡자 이불안으로 커다란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관 같은 걸 넣어주신다
드라이기 같은 원리인 거 같은데 그제야 좀 살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도 마취 풀릴 당시 정말 추웠다 ㅋ 암튼 자리 잡고 있으면 산소포화도가 올라가야 내보낼 수 있으니 잠들지 말고
숨 크게 쉬라고 시키는데 그게 쉽나 마취는 덜 풀렸지 진통제 계속 들어오지..

'잠들면 안 돼요~ 네.. 드르렁 주무시면 안 돼요~ 네.. 드르렁' 의 반복이다가 간신히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나는 임신중독 때문에 입원실로 가기 전에 중환자실을 먼저 가서 마그네슘을 맞고 입원실로 옮겨졌었다

#회복실에서 #부릅니다 #드르렁드르렁드르렁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