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육아
우선 양가 부모님께서 도와주신 건 당연히 말도 못하게 많고 감사하다
다만 나는 동거인인 오빠에 대한 일기를 적으려고 하는 것뿐!!
우리 오빠는 나보다 햇님이를 더 사랑한다!! 흥!! 쳇!!
아기를 낳은 이후로 햇님이가 예뻐서 어쩔 줄을 몰라 한다 저 사진도
자고 있는 햇님이 쳐다보다가 잠든 사진
어쨋든 내 남편의 성향이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면 나는 출산 이후 몸과 마음이 완전히 망가졌을 것이다 출산 후유증과 디스크로 몸이 무너지던 나를 대신해 설거지와 기저귀 갈기, 분유 타서 먹이기 안고 어르기 등등 육아의 전반적인 부분들을 함께 해 주었고 목욕은 당연히 같이 하고
- 여전히 허리가 좋지 않은 나를 위해 저 때나 지금이나 외출은 거의 늘 오빠와 함께 하고 이제 20kg에 육박하는 햇님이도 늘 안아준다
분유도 잘 타고 먹이기도 잘 하고 설거지도 잘해 준 남편
잠결에 찍지 말라더니 찍는다고 브이 하심
그리고 이때 산후우울증으로 마음이 무너지던 나를 오빤 아는 척이나 유난을 떨지 않고 무던하게 잘 받아주고 자연스럽게 시간이 흘러가도록 해 주었다
- 내 상태 때문에 회사 출근해서도 내가 뭔가 극단적인 어떤 나쁜 무언가를 생각할 까봐 내내 불안했었다는 얘기를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들을 수 있었다 ㅠㅠ
사실 이때 오빠도 24시간 근무 교대의 회사 환경과 집에 오면 항상 우울하고 화가 나있는 나 때문에 정신없고 오빠도 오빠대로 몸과 마음이 힘든 시간들이었을 텐데 지치지 않고 잘 버텨줘서 참 감사하다
흔히 남자들. 총각 말고 아빠들은 나 그거 안 해 봐서 못 해 라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진짜 꼭 한 번 말해주고 싶다
여자들도 엄마가. 육아가 처음이다 이 님들아!
분유 기저귀 다 처음 골라보고 처음 먹이고 처음 갈아보는 거며 결혼 전에 설거지 청소 빨래나 해 봤으면 다행이고 안 해봤어도 결혼하면서 겪으면서 할 줄 알게 되는 것들이다
사회생활에서 잠시 단절된 채 주 양육을 한다 뿐이지 여자들이 자웅동체도 아니고 같이 결실을 맺은 아기이고 함께 생활하는 공간 아닌가
과한 업무량 잦은 야근이나 회식 등등으로 육아에 대한 배움이 더디고 어설플 수 있고 서툴 수 있으며 모를 수 있고 피곤하니 하루쯤 이틀쯤 외면하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육아와 살림을 전적으로 떠맡기는 이유가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